지원동기
목표지향적인 내가 아무 목표 없이 하루하루 그냥 흘려보내는 게 너무 무의미했고, 무료한 삶에 이벤트를 가져오고 싶었다.
그러던 중 BoB를 하던 친구와 통화하고 서로의 고민거리를 공유하면서 BoB가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걸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당시에 탈보안을 하고 선린을 자퇴하려던 나에게 BoB는 스스로 준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진짜 이거하고서도 IT 관련 일은 절대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는 진짜 관두자! 생각으로 BoB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준비과정
아마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끝나고 5월부터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하고선 바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기말고사 공부를 던져두고 준비한 거라 합격 안 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독하게 했다. 실제 준비한 기간은 4주 정도였다.
난생처음 보는 보안 컨설팅 분야, ISMS-P, 데이터 3법에 드림핵을 통한 일반적인 컴퓨터 지식까지 밑빠진 독에 물이 샐 겨를 없이 편식하지 않으며 다량의 개념을 들이부었다. 그런데도 사실 1차 필기는 너무 어려웠다. 컨설팅 트랙 문제는 다 서술형 답이라 시간이 너무 부족했달까. 스스로 생각하기에 망쳤다고 생각한 필기시험을 만회하기 위해서, 복원해둔 시험 문제의 개념을 하나하나 구글링하면서 정리하고 면접을 준비했다. 철저하게 준비한 결과 면접은 수월했다.
마음가짐
한 일주일 후였던가? 합격자 발표가 났는데 주변 선배 중 하나는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할망정 비웃기 바빴다. 처음엔 기분이 나빠서 욕하기 바빴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너무 보여주고 싶었고 '그냥 무난하게 수료만 하자.' 였던 나의 마인드를 '무조건 탑텐 아니면 그랑프리 인증하고야 만다.' 로 바뀌었다. 선배님께 감사하다.
1차교육기간
공통교육은 말로 듣던 것보단 수월했다. 수업이 12시간이긴 했지만 과제가 많이 없어서 시작하고서 2주 동안은 행복하게 지냈는데 트랙별 교육은 정말 죽어 나갔던 것 같다. 특히 컨설팅 트랙은 가상기업 + 모의 컨설팅에 다른 팀플 과제도 많아서, 거의 하루에 2시간 자고 식사 시간에는 밥 따위 버리고 쪽잠 잤다. 수업 시간에 밥먹고! 아마 모든 교육생들 그랬을 듯..?
가상기업은 너무 힘들었는데 1단계 교육 중 가장 많은 성장을 한 기간이었다. 특히나 다른 팀의 성과 보고발표를 들으면서 내 결과물의 결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2차교육기간_프로젝트
휴... 정말...... 다사다난했다.
다시 겪고싶지 않으면서도, 겪지 않았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 같아 좋으면서도 싫은 기억이다.ㅋㅋㅋㅋㅋ
3차교육기간_그랑프리
프로젝트다운 프로젝트를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랑프리 팀에 컨설턴트로 합류해 경연 단계에 뛰어들었다.
2차 플젝 기간에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성과를 내기에 급급했다면, 경연은 정말 실전이었던 것 같다. 이 성과물이 시장에 먹히는지, 정말 이 세상에 필요한 게 맞는지, 고객의 니즈가 있는 게 맞는지 검증하며 BM과 수익모델을 몇 번이고 갈아엎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 등 PO? 직무를 체험해보는 기분이었다. 그랑프리 기간에 모든 발표는 내가 하는 걸로 되어있었는데 마지막 발표날 이틀 전에 갑자기 코로나가 걸리는 바람에 다른 팀원이 발표하게 되어 죄송스러웠다.
나중에 팀원들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심사위원이 "발표자가 바뀐 것 같은데..." 하는 질문에 "코로나 이슈가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고 하루 전에 급하게 발표자를 변경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답변했다고 하셨다. 이게 그래도 좀 좋은 영향이었던 것 같긴 하다. 이슈가 있는 부정적 상황에서도 큰 결함 없이 빨리 잘 해낸 우리 팀의 결속력 및 참여도가 돋보였던 것 같다.
3차 발표 때 비즈니스 모델이 너무 많이 바뀌면서 이전 발표에서 언급하지 않은 아이템 및 기능에 대해서 새롭게 이야기해서 마이너스 요소가 있을 줄 알았고 견제하고 있던 한 팀이 우승이 유력해서 기대를 버리고 있었는데, 그랑프리로 선정되어서 너무 얼떨떨했다.
마무리
BoB 하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했을 때 몰라볼 정도로 많이 성장했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고, 다시는 못 할 경험을 했기 때문에 후회는 전혀 없다. 교육받으며 살아 숨 쉬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고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그랑프리 경연을 통해 스타트업 운영에 관한 생각도 커졌고 PM, PO 직무에 흥미가 생기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BoB를 한다는 건(특히 고1, 고2) 고등학생이 할 수 없는 경험과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지만 성적 하락 및 학교생활 자진 반납이라는 걸 생각해봤을 때는 "굳이 고딩 때 해야했을까?"는 생각이 들긴 한다. 아 물론 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특성화고생에겐 적극적극적극 추천이다! 하지만 진학을 단 1%라도 생각하고 있다면 괜히 BoB 뽕 들어서 엉겁결에 지원하지 말고 200번 정도 고민해보고 지원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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